대치동 목동 진짜학군지와 가짜학군지들

우리 아이에게만큼은 최고의 환경을 선물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모두 같을 겁니다. 그 간절함 때문에 우리는 '학군지'라는 세 글자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더 좋은 곳을 찾아 기꺼이 이사를 감행하기도 합니다.

대치동이나 목동 같은 곳들이 단순한 동네 이름을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그곳은 하나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교육열이 만들어낸 단단한 성채와도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단단한 성채를 꼭 닮은 모조품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신축 아파트가 솟아오른 자리에 번쩍이는 상가가 들어서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유명 학원들의 간판이 빈틈없이 내걸립니다. 부동산은 이곳이 새로운 교육 특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그 말을 들은 부모들의 마음은 조급해집니다. ‘혹시 나만 모르는 새로운 기회일까’, ‘이 흐름을 놓치면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스며듭니다.

하지만 한 걸음만 물러서서 차분히 바라보면, 진짜와 가짜의 차이는 분명히 보입니다.
우리는 흔히 학원가가 밀집한 곳을 학군지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완전히 거꾸로 본 것입니다. 진짜 명문 학군지는 좋은 학교와 그 안에서 치열하게 공부하는 아이들이 먼저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의 학업적 필요와 부모들의 열망이 모여들자, 그 수요를 따라 실력 있는 학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든 것입니다. 뿌리가 튼튼하니 줄기와 잎이 무성해진, 지극히 당연한 순리입니다.

반면, 급조된 유사 학군지는 뿌리 없이 줄기부터 세우려 합니다. 먼저 보기 좋게 학원가를 조성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그럴듯한 학군지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려 애씁니다.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그 속을 지탱해 줄 교육적 전통이나 깊이 있는 면학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바로 아이가 고등학생이 될 무렵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깨끗한 건물과 많은 친구들에 만족했던 시간은 잠시일 뿐입니다. 중학교를 지나며 부모들은 서서히 깨닫게 됩니다. 이 동네에는 아이를 믿고 보낼 만한 좋은 고등학교가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대학 입시라는 긴 경주의 가장 중요한 마지막 구간을 함께 달려줄 페이스메이커가 없는 셈입니다. 결국 많은 아이들이 뿔뿔이 흩어지거나, 원치 않는 환경에서 힘겨운 싸움을 시작하게 됩니다. 지난 시간의 노력이 허무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현명한 부모는 다른 곳을 봅니다. 당장 눈앞의 학원가 간판이 아니라, 아이가 십 년 뒤에 걷게 될 길의 끝을 바라봅니다. 아이가 다닐 아파트 단지 앞 초등학교가 아니라, 그 지역 아이들이 어떤 고등학교에 배정되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부동산이 건네는 홍보 책자가 아니라, 교육부 사이트에 담긴 졸업생들의 진학 현황이라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신뢰합니다. 주말 오후, 번화한 상가 대신 동네 도서관의 공기를 느껴보려 합니다. 그곳에서 묵묵히 책장을 넘기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 그 지역의 진짜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학군지를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집을 사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가 앞으로 함께 성장해나갈 친구들과 이웃, 그리고 보이지 않는 지역 사회의 교육적 분위기까지, 아이를 위한 단단한 '토양'을 고르는 일입니다. 부디 화려한 포장지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당신의 신중한 안목이 아이의 미래를 지키는 가장 훌륭한 울타리가 되어줄 것입니다.

진짜와 가짜가 혼용되는 세상 부동산에도 있다는 글  강남3구 마용성 여이잠목 부동산프레임